김용수  편집국장

공중도덕이 무너지고 예의범절이 사라지고 있다. 충성심과 효도심이 망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호국의 달, 유월을 맞는다. 오는 현충일에는 새로운 정부, 새 대통령이 호국기념행사를 거행하리라 믿는다. 하지만 망가지고 버려지고 있는 우리사회의 양심을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가 문제다.

위정자들의 정쟁으로 인한 우리사회의 현실은 처참하다. 거짓과 진실이 뒤범벅이 되고 양심이 망가진 폐허의 텃밭과도 흡사하다. 무질서가 성행하고 아무렇게나가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만을 위한 이기심으로 양심을 잃어버리는 이기주의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충효사상이 무너지고 있었다. 유신헌법의 체제 하에서 만들어진 “국민교육헌장”의 주옥같은 문장도 사라졌다. 왜냐하면 충효사상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애지중지하게 여겨왔었던 “국민교육헌장”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없애버렸던 것이다.

사실, 우리사회문화는 위정자들의 정치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들의 언행은 곧 국민들의 표본심이며 국가의 기둥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양심이 살아 있는 한, 국가와 국민들의 양심도 살아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이 재현되고 있는 정치판에서 본받았는지, 우리사회의 양심도 망가지고 있다. 특히 공중도덕이 무너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자신만 편하면 그만이다는 생각으로 양심을 버리는 행위가 팽배해 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위정자들의 잘못된 언행에서 비롯된 행위가 아닐까 싶다. 오로지 자신의 영달을 위한 표밭다지기의 ‘은근슬쩍’으로 남을 비방하면서 양심까지 속이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부끄럽다”는 말, 그 말 속에는 양심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정자들에게는 부끄럼이 없는 것 같다. 그것은 양심을 버리고 거짓으로 상대를 속이는 언행들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이번 탄핵정치무대만 보더라도 버려지고 망가진 양심만이 판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위정자들의 자성하는 목소리가 들려야 한다. 버려지고 망가지는 양심을 바로세울 때다. 남을 위하고 남을 사랑하는 고고한 양심만이 국가를 위하고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 나라 잃은 설움을 무던히도 겪어 왔었던 우리민족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 옛날 백의민족의 얼은 우아하고도 깨끗함을 좋아 했었다. 즉, 미풍양속과 예의범절을 중요시 하는 사회였었다. 부끄러움을 알고 양심의 거리낌을 지켰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러지기도 했었다.

지난주였다. 지인으로부터 양심을 버리는 현사회가 만연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의 본질은 깊었다. 대한민국의 정치무대의 찌꺼기에서부터 도로변에 널려 있는 쓰레기까지, 버려지고 망가지는 양심을 실체적으로 지적했었다.

우리사회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남의 눈이 있기에 옷을 입고 살고, 공중도덕을 지켜야 우리사회가 깨끗해진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어쩌면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곧 양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일례를 들어볼까 싶다. 며칠 전 농로 주변에서 칡덩굴 제거작업을 했었다. 약 300미터 구간인데도 온갖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비닐봉지를 비롯해 빈 깡통과 휴지 등 각종 쓰레기들이 풀밭 속에 숨어있었다. 남의 눈을 속이면서 도로변에 버려진 양심들이다.

아마도 도로변에 버려진 양심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헤아릴 수 없는 쓰레기들이 우리들의 양심 저변에서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 일상에서 빚어지고 있는 작은 양심부터 치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귀감이 되어야할 위정자들의 언행부터가 치유의 대상이다. 버려진 양심을 바로 세워 부끄럽지 않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소한 일에서부터 양심을 지켜야 한다. 쓰레기 버리는 일에서부터 정치를 하는 일까지 양심을 지켜야 할 것이다.

양심을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면 선악을 판단하고 선을 명령하며 악을 물리치는 도덕의식이다. 양심의 가책이나 양심에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듯이 자기가 행하거나 행하게 되는 일, 특히 나쁜 행위를 비판하고 반성하는 의식을 말한다.

지금도 늦지 않다. 양심을 지키는 사회분위기로 나아가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존중하며 사랑이 움트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더욱이 위정자들의 도덕의식은 남달라야 한다.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위정자의 마음은 항상 맑고 밝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