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편집국장

참으로 신기하다. 언제나 타향객지는 물 설고 낯 설은 곳으로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여행길에서 고향사람을 만나게 되면 무척이나 반갑고 다정해 진다. 뭔가 모를 아늑함과 편안함을 느끼며 친밀감까지 안겨준다. 고향의 정이라는 색채 속에 마음이 녹아드는 것 같다. 고향땅과 고향사람을 그려보는 명사십리 오토캠핑장, 그곳은 다정 꽃이 피었다.

바다꽃 피고지고

모래알 울어대는

명사십리 오토캠핑장

그곳에는 다정 꽃이 피고 있다

어디서 오셨어요

순천에서 왔어요

고흥에서 왔어요

아따메! 고향사람 이네요

그러네요 참말로 반갑소

주고받는 대화 속에 붉은

다정 꽃이 피어나고

고향이야기

타향이야기

농악은 추억담이 무르익는다

형과 누이의 호칭이

오가는 오토 캠핑장

둥근달이 떠오르고

푸른 별이 반짝이고

은은하고도 찰진

명사십리 다정 꽃이

붉은 미소를 띠운다

(필자의 ‘명사십리 다정 꽃’ 전문)

푸른 오월은 사람들을 대처로 안내하는 달이다. 그 중에서도 연소와 우림 그리고 평사부부는 카운티 캠핑카를 타고서 전국어디든지 캠핑여행을 떠나야 한다. 기행문과 시를 쓰면서 담소를 나누는 시간들이 행복하기만 하다. 서로가 서로를 위한 마음들이 다정 꽃으로 피어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

흔히 사람들은 情(정)으로 산다고 한다. 오랫동안 지내 오면서 생기는 사랑하는 마음이나 친근한 마음들이 정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운 정도 정이고, 고운 정도 정이다고 한다. 따라서 다정은 얼마나 많은 정감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유정과 무정, 그리고 다정을 논하기보다 그날의 이야기를 해볼까 싶다. 순천을 출발해 완도명사십리 오토캠핑장을 도착한 필자일행은 텐트를 치고 싶었다. 하지만 여성분들의 반대의견으로 카라반을 사용키로 했다.

류제환 사장과의 계약면담에서 고향이 고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시간 이후, 서로는 고향소식과 지인들의 안부를 묻게 됐었다. 서로는 형, 누이의 칭호를 사용하면서 친밀감을 가졌었다. 류 사장은 카라반 사용금액 할인은 물론 샤워장사용 등 생활편의에 최선을 다했었다. 보이지 않는 고향사랑이 가슴속으로 번지고 있었다.

하루 밤을 지낸 다음날 아침이었다. 명사십리 맨발걷기를 했었다. 왕복 8키로 미터를 걸어도 피로함을 느끼지 못했었다. 가는 모래밭을 맨발로 밟으며 심신을 달래는 기분은 상쾌했었다. 수시로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바라보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에 비유도 해보았다. 매우 바람직한 힐링 시간이었다.

그 다음날이었다. 서편제의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청산도로 향했다. 하늘도 바다도 산도 푸르다는 뜻이다. 아니다. 청산도를 둘러보면 근심이 청산된다는 유머가 있는 섬이다. 노란 유채꽃은 시든지 오래였다. 그러나 판소리로 흐르는 아리랑가락은 어깨춤을 추게 했었다. 게다가 고인돌 길과 구들장논길 그리고 낭길, 단풍길, 노을길, 미로길은 푸르름이 자라고 있었다. 모두가 정이 들면서 가깝게 느껴졌다.

3일째였다. 해남 땅끝과 도솔암 그리고 대흥사를 갔었다. 도솔암은 좁다란 산길로 이어졌지만 산책로선 안성맞춤이었다. 또 능선을 따라서 펼쳐지는 풍광은 극치였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고 평화로운 어촌마을이 아련하게 보였었다. 정감이 넘쳤었다.

어쩌면 명사십리 캠핑장에서 맺은 다정 꽃은 시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류 사장과 그의 친구인 정양기 사장이 베푼 다정은 푸르고 푸른 완도바다와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 정 사장이 선물한 비파나무를 심자. 그들의 마음과 필자일행의 마음을 잇는 명사십리 다정 꽃을,